보잉필드서 추방 전세기 증가…인권 단체 "투명성과 개선 필요"
워싱턴주 킹카운티 보잉필드에서 이륙하는 이민자 추방 전세기의 횟수가 증가하면서, 인권 단체들이 구금자에 대한 처우 개선과 투명성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2024년 12월, 연방 항소법원이 킹카운티 국제공항(보잉필드)에서의 추방 전세기 운영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논란은 다시 불붙었다. 앞서 2019년, 당시 킹카운티 행정관 다우 콘스탄틴은 추방 전세기 운항을 중단시키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소송 끝에 2023년 5월부터 전세기 운항이 재개됐고, 이후 운항은 점차 확대되었다.
지난 4월 8일 화요일, 보잉필드에는 글로벌X 항공기가 주기되어 있었다. 이 항공기는 약 50명의 이민자 구금자를 태우고 있었지만, 일반 시민들의 시야에서 벗어난 채 조용히 운항 준비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콘스탄틴 전 행정관이 투명성 강화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추방 전세기 탑승 과정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이 영상은 킹카운티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시청할 수 있다.
영상에는 소리가 없지만, 구금자들이 몸 수색을 받고 손은 허리에, 발목은 넓게 족쇄가 채워진 채 한 사람씩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같은 장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이민자 추방 정책과도 맞물려 전국적으로 반복되고 있으며, 킹카운티도 예외가 아니다.
비영리 사회운동 단체 '라 레시스텐시아'의 활동가 릴리아나 춤피타시는 “우리는 정확한 날짜를 몰라도 현장에서 지켜본다”며 “증언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동 활동가 루피나 레예스는 “최근에는 보잉필드에 구금자들이 실려 오기도 하고, 다른 지역으로 실려 나가기도 한다”며 “어떤 사람들이 탑승하는지, 어떤 환경에서 이동하는지를 모두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잉필드뿐만 아니라, 타코마에 위치한 이민자 구금시설에서도 지속적으로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대 인권센터의 연구원 필 네프는 “우리 연구팀은 지난 수년간 ICE 항공편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기록해 왔다”며 2016년 발표한 보고서 ‘숨겨진 진실(원제: Hidden in Plain Sight)’에서 구금자에 대한 인권 침해 실태를 고발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24시간 넘게 족쇄에 묶인 채 화장실 사용이 금지돼 스스로에게 실례하게 만들었다는 사례도 있고, 비행 도중 신체적 폭력을 당했다는 보고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보공개법(FOIA)을 통해 입수된 문서에는 다음과 같은 사례가 기록돼 있다. ▲세네갈에 착륙한 항공편에서 승객들이 46시간 동안 족쇄에 묶인 채 적절한 음식이나 물도 제공받지 못하고 스스로에게 소변을 보게 된 사건, ▲탑승 거부를 이유로 구금자가 얼굴을 땅에 짓이겨지는 폭행을 당한 사건, ▲2012년 고위험 임신 상태였던 엘살바도르 여성 구금자가 ICE에 위험성을 알렸음에도 추방 비행기에 태워져 결국 착륙 직후 삼태아를 유산한 사건 등이 포함되어 있다.
춤피타시는 “휠체어가 필요한 사람도 사용을 제한당했다”며 “우리는 이런 현실을 지켜보고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 앞으로는 더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라 레시스텐시아와 여러 비영리 단체들은 타코마 ICE 구금시설 앞에 모여 침묵 시위를 벌였다. 레예스는 “이곳은 수용 인원이 부족해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며 “이곳은 마치 현대판 강제수용소 같다. 모든 시민이 국회의원에게 연락해 이 문제를 알리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킹카운티가 운영 중인 추방 항공편 라이브 스트리밍은 비행 도착 약 1시간 전부터 시작되어, 출발 직후 중단된다. 시청은 아래 링크를 통해 가능하다:
https://kingcounty.gov/en/dept/executive-services/transit-transportation-roads/airport/about/ice-fl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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