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민자 ‘보석 없는 구금’ 논란 확산…타코마 ICE 사례에 소송 수만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 가운데 하나인 ‘무보석 구금(no-bond detention)’ 방침이 워싱턴주 타코마의 이민자 수용시설에서 이미 수년 전부터 시행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정책은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4만건이 넘는 소송으로 이어지는 등 거센 법적 논란을 낳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워싱턴주 타코마 소재 노스웨스트 ICE 프로세싱센터(Northwest ICE Processing Center)의 일부 이민판사들은 2020년대 초부터 특정 이민자들에 대해 보석 심리를 허용하지 않는 판단을 내려왔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같은 논리를 연방 차원 정책으로 채택하면서 전국적 논란으로 번졌다.
당시 판사들은 1996년 이민법 조항을 근거로, 미국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한 이민자는 원칙적으로 구금 대상이며 보석 심리를 받을 권한도 제한된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지난해 7월 “불법 입국 이력이 있는 이민자는 장기간 미국에 체류했더라도 여전히 ‘입국 신청자(applicants for admission)’에 해당한다”며 의무 구금 대상이라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정책 시행 이후 이민자 구금 규모는 급증했다. ICE 구금 인원은 올해 초 약 7만5천명 수준까지 늘었으며, 연방정부는 수용 능력을 9만2천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AP 집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약 16개월 동안 이민자들이 제기한 관련 소송은 4만건을 넘어섰다.
이민 변호사단체들은 해당 정책이 수십 년간 유지돼 온 법 해석과 헌법상 권리를 침해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주의 이민권익단체 노스웨스트 이민자 권리 프로젝트(Northwest Immigrant Rights Project)는 타코마 이민법원의 관행이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반면 정책 지지 측은 “합법적 절차 없이 입국한 경우 구금 상태에서 심사를 받는 것이 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타코마 이민판사 출신 닐 플로이드는 AP에 “이는 법률상 올바른 해석이며 공정한 적용”이라고 말했다.
실제 구금 대상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이민자 빅터 크루즈는 지난해 ICE에 체포돼 타코마 시설에 24일간 수감된 뒤 보석 심리를 거쳐 석방됐다. 그는 “수용시설 안에는 6개월, 9개월씩 갇혀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연방 항소법원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무보석 구금 정책에 제동을 걸었으며, 사안이 연방대법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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