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오르고 일자리 막막”…트럼프 행정부 경제정책에 국민 불신 확산

미국인들의 일자리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AP-노르크 공공정책연구센터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47%가 “좋은 일자리를 구할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 같은 문항에 대해 2023년 10월 조사에서는 37%가 그렇게 응답했었다.
응답자들은 여전히 식료품·주거비·의료비 상승을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꼽았으며, 전기요금과 휘발유 가격 또한 생활비 압박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전기요금이 ‘심각한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답한 비율은 36%에 달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했던 경기 회복과 물가 안정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이후 대규모 감세와 관세 부과 정책을 통해 경제 안정화를 시도했으나, 오히려 고용 둔화와 인플레이션 장기화라는 역풍을 맞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경제정책 수행에 대한 지지율은 36%로, 올해 들어 큰 변동 없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공화당 지지층 내에서도 71%만이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이는 내년 주지사 선거와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같은 시점이던 조 바이든 행정부 2021년 10월 조사에서는 경제정책 지지율이 41%로 트럼프보다 높았으며, 민주당 지지층 73%가 당시 대통령의 경제 운영에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경제 체감도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바이든 시절 경기 회복 국면에서 월평균 신규 고용이 크게 증가했던 것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4월 관세 조치 이후 월평균 고용 증가가 2만7천 명 미만으로 급감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오히려 물가를 자극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에 거주하는 76세 유권자 린다 위빌은 “트럼프가 사업가로서 똑똑하다고 믿었지만, 관세로 초콜릿과 커피 같은 생활필수품 가격이 오르면서 부담이 커졌다”며 “결국 서민이 타격을 받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전력요금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예산을 삭감하고 발전설비용 장비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충을 앞둔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제 지표상으로는 실업률이 낮고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민의 체감 경제는 여전히 냉랭하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68%가 미국 경제를 ‘나쁘다’고 평가했으며, 12%만이 “가계 형편이 나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28%는 “경제적으로 뒤처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미국인 다수는 중산층의 안정성이 무너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2%)은 은퇴 후 생활자금 마련에 자신이 없다고 했으며, 63%는 “집을 살 여력이 없다”고 답했다.
특히 30세 미만 청년층의 80%가 주택 구입 가능성에 대해 “전혀 자신 없다”고 밝혀, 세대 간 경제 격차 심화 우려가 제기됐다.
식료품비는 생활비 스트레스의 최대 원인으로 꼽혔다. 응답자의 54%가 식료품 가격을 ‘가장 큰 재정적 부담 요인’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조기에 잡겠다던 약속과 달리, 정책 불확실성·관세·정부 셧다운 등으로 소비자 불안이 확대됐다”며 “경제 회복보다 체감 경기 악화가 더 두드러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Copyright@KSEATTLE.com
(Photo: Lauren Petracca/Bloomberg via Getty Imag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