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괜찮아도 집 못 산다…시애틀 주택시장 ‘절망 수준’

시애틀 지역에서 내 집 마련 비용이 임대료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서면서 주택 구매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높은 집값과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반면 아파트 공급 확대 영향으로 렌트비 상승세는 둔화하면서 임차인과 주택 구매자 간 비용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평가다.
부동산 데이터업체 아파트먼트 리스트(Apartment List) 분석에 따르면 최근 1년 내 시애틀 광역권에서 이사한 세입자의 월 평균 주거비는 약 2천100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최근 주택을 구입한 가구의 월 평균 부담액은 약 4천500달러에 달했다.
이는 주택 소유 비용이 임대 비용보다 111% 높은 수준으로, 미국 주요 도시 가운데서도 가장 큰 격차 중 하나다.
아파트먼트 리스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크리스 살비아티는 “미국 가계에서 주택 소유는 오랫동안 자산 형성의 핵심 수단이었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점점 더 손 닿기 어려운 목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시애틀보다 격차가 큰 지역은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 등 일부 대도시에 불과했다. 워싱턴주 스포캔 지역 역시 주택 소유자의 월 부담액이 임차인보다 7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애틀 부동산 시장에서 두 가지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주택 가격과 모기지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신규 아파트 공급 증가로 렌트비는 사실상 정체 상태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대를 웃돌고 있으며, 지난달 킹카운티 주택 중간 거래가격은 96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부담 때문에 시애틀 지역 중간 소득 가구가 주택을 구매할 경우 소득 절반 이상을 모기지와 세금·보험 비용 등에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부동산업체 윈더미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프 터커는 “과거에는 ‘사는 게 유리한가, 렌트가 유리한가’가 비교적 단순한 문제였지만 지금은 훨씬 복잡해졌다”며 “주거 안정성과 장기 거주 계획, 향후 시장 전망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영리 주택단체 홈스테드 커뮤니티 랜드트러스트의 캐슬린 호스펠드 대표는 “주택 소유는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니라 자산 형성과 지역사회 정착의 의미를 갖는다”며 “현재는 소득과 집값 사이에 심각한 불균형이 존재하는 시장 실패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렌트 부담 역시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시애틀 지역 세입자의 절반 가까이는 소득의 30%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하는 ‘주거비 과중 부담 가구’로 분류됐으며, 4가구 중 1가구는 소득 절반 이상을 렌트비로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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