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줄 서야 할 판”…미 시민권 증명 의무화에 선거당국 경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는 유권자 신분 확인 강화 법안이 미 하원을 통과한 가운데, 워싱턴주 선거당국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혼란과 사실상의 투표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리아 캔트웰 상원의원과 주·카운티 선거 책임자들은 18일(현지시간) 시애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이브 아메리카 법안(SAVE Act)’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법안은 유권자 등록 또는 투표 시 여권이나 출생증명서 등 미국 시민권을 입증하는 서류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워싱턴주 킹카운티의 줄리 와이즈 선거국장은 특히 유권자 등록 정보를 수정·갱신하려는 주민들까지 매번 시민권 증명 서류를 다시 제출해야 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선거 직전 선거사무소에 인파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와이즈 국장은 “수천명이 투표 자격을 입증하기 위해 선거일 전에 사무소에 몰려 장시간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킹카운티에서는 7시간 이상 줄을 서야 하는 상황도 현실적으로 예상된다. 이는 사실상의 참정권 박탈”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는 전면 우편투표제를 시행하고 있어 현재는 별도의 현장 신분증 제시 없이 투표가 가능하다. 그러나 법안이 시행될 경우, 기존 등록 유권자라도 이름 변경이나 주소 변경 등 단순 정보 수정 과정에서 추가 서류 제출이 요구될 수 있다는 것이 주 당국의 설명이다.
캔트웰 의원은 “워싱턴주는 수세대에 걸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러온 주”라며 “대통령에게 선거를 ‘국가화’할 권한은 헌법상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왔으나, 관련 소송은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보수 성향의 헤리티지 재단 집계에 따르면 1982년부터 2025년까지 워싱턴주에서 확인된 유권자 사기 사례는 15건에 그친다.
공화당은 사진 신분증 확인이 선거 신뢰를 높이기 위한 상식적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안은 상원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방 차원의 선거 규정 강화 논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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