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도시’ 시험대 오른 시애틀…2026년 승부처는 '월드컵·경전철·세금'

2025년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2026년은 한층 복잡하고 무거운 과제를 안긴 해가 될 전망이다. 예측은 늘 위험을 동반하지만, 이미 예정된 굵직한 사건들만 놓고 보더라도 시애틀과 워싱턴주, 나아가 미국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변수들이 즐비하다.
가장 눈에 띄는 일정은 시애틀이 개최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다. 시애틀은 6월 15일부터 7월 6일까지 총 6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한 지역 언론인은 이를 “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행사”라고 평가했지만, 과장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다만 월드컵이 단기간에 반복되는 초대형 국제 이벤트라는 점에서 지역 사회에 미칠 파급력은 분명하다.
관광·경제 효과에 대한 기대도 크다. 시애틀 관광청(Visit Seattle)은 월드컵 기간 동안 킹카운티에서 약 9억2천900만 달러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직접적인 주·지방세 수입만 1억 달러를 넘고, 정규·비정규 일자리 2만여 개가 뒷받침될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주 의회는 월드컵 관련 비용으로 약 4천500만 달러를 승인했으며, 시애틀시는 공공 공간 활성화와 지역 문화 홍보 등을 명목으로 약 130만 달러를 투입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우려도 뒤따른다. 2023년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MLB 올스타전 당시, 지역 상권이 기대했던 방문객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불만이 제기된 전례가 있다. 월드컵 역시 대규모 인파로 인한 교통 혼잡, 치안과 인신매매 단속, 실제 소비 규모가 전망치에 부합할지 여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국제 관광 환경과도 맞물려 있다. 세계여행관광위원회(WTTC)는 지난해 미국이 외국인 관광객 지출에서 약 125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이민자에 대한 강경 기조, 전통적 동맹 관계에 대한 태도 변화 등이 주요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월드컵이 해외 방문객들의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역 차원에서는 교통 인프라의 중대한 변화도 예고돼 있다. 사운드 트랜짓은 2026년 레이크 워싱턴을 가로지르는 경전철 노선을 개통해 시애틀과 벨뷰를 포함한 이스트사이드를 직접 연결할 예정이다. 이는 통근 환경을 크게 바꾸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시애틀과 벨뷰 간 기업 유치 경쟁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시애틀을 떠나 이스트사이드로 이전하면서, 경전철을 통해 통근 부담을 상쇄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주 전역에서는 조세 정책을 둘러싼 논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소득세 도입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조세 형평성 강화를 위한 선택인지, 정부 서비스 확대를 위한 재원 확보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정책 논쟁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 일정 역시 2026년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11월에는 미 의회 중간선거가 치러진다.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장악한 하원이 민주당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을 결집시켜 선거구 재편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만큼, 선거 결과를 둘러싼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2021년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의 기억은 선거를 관리하는 지방 당국과 선거 관계자들에게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 사회가 오랫동안 기대해온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 NBA 시애틀 슈퍼소닉스의 부활 가능성이다. 애덤 실버 NBA 커미셔너는 지난해 12월 2026년 중 리그 확장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히며 “시애틀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때 리그에서 성공을 거뒀던 도시라는 점을 분명히 한 발언이다.
2026년은 시애틀과 워싱턴주, 그리고 미국 전체가 여러 시험대에 오르는 해가 될 전망이다. 대형 이벤트가 남기는 것은 일시적 흥분일지, 구조적 변화일지 아직 단정할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해가 지역과 국가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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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Seattle Sounders F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