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없는 성장?" 2025년 미 ‘경제의 역설’과 2026년 관전 포인트

지난해 미국 경제는 성장과 고용, 물가 흐름이 엇갈리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제성장률은 예상보다 탄탄했지만 고용 증가세는 둔화됐고, 물가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은 반면 실업률은 상승했다. 이 같은 엇갈린 흐름은 2026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2025년의 엇갈린 경제 지표는 여러 질문을 던진다. 성장세가 결국 고용 회복으로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지난해의 부진한 고용이 경기 둔화의 전조였는지에 대한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기업들이 인력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생산을 확대하는 ‘고용 없는 성장(jobless expansion)’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여기에 지난해 가을 6주간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중단)은 경제 통계의 수집과 발표를 차질 없이 왜곡시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정책 당국은 불완전한 데이터를 토대로 경제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이 여파는 올해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산탄데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6년은 2025년이 어떻게 끝났는지조차 명확히 말하기 어려운 시점에서 시작된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의 구조적 불균형도 부담 요인이다. 고소득층이 소비 증가를 주도하면서 성장 지표는 양호하게 보이지만, 저소득층 가계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취약하다. 이른바 ‘K자형 경제’가 심화하면서 평균 수치만으로는 경제의 취약성이 가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2026년을 비교적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으로 인해 올해 초 대규모 세금 환급이 이뤄지면서 소비와 성장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전망이다.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점도 기업들의 고용 결정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지난달 “2026년은 더 나은 해가 될 수 있다”며 “그 성장세가 노동시장까지 끌어올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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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률은 반등…소비가 버팀목
2025년 초반 부진했던 성장세는 하반기 들어 뚜렷이 반등했다. 개인 소비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3분기(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기준 4.3% 성장해 2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연초에는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수입이 급증하며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왜곡도 나타났다. 연말에는 셧다운 여파로 성장률이 약 1%포인트 낮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 고용은 부진…실업률 4년 만에 최고
경제가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고용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관세를 발표한 이후 기업들의 채용은 눈에 띄게 둔화됐다. 6월과 8월, 10월에는 일자리가 감소하는 달도 있었다.
실업률은 1월 4.0%에서 11월 4.6%로 올라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해고는 여전히 많지 않은 ‘저고용·저해고’ 국면이 이어졌지만, 기업들은 관세와 정책 불확실성, 그리고 AI 도입 효과를 지켜보며 신규 채용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다만 최근 들어 민간 부문의 고용은 다소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월까지 석 달간 민간 부문 월평균 고용 증가는 7만5천 명으로, 여름철의 1만3천 명 수준에서 크게 늘었다.
◇ 물가는 여전히 부담…완만한 둔화 기대
인플레이션은 2023~2024년 급락 이후 지난해 들어 다시 정체됐다.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 기준으로 9월 연간 상승률은 2.8%로, 2024년 말보다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경제학자들은 2026년 초 기업들의 연례 가격 조정과 관세 전가로 물가 압력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전반적으로는 점진적인 둔화 흐름이 이어져 연준의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6년 미국 경제가 성장과 고용, 물가 간 균형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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