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쏟아지는데 사는 사람 없다”…시애틀 주택 거래 5년 만에 최저

시애틀 주택시장이 모기지 금리 하락과 매물 증가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거래가 크게 줄어들며 시장 전체가 ‘정지 상태’에 가까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정보업체 레드핀(Redfin) 자료를 토대로 Axios가 분석한 결과, 시애틀 지역의 올해 주택 거래 회전율은 2%에 그쳤다. 2019년 3.2%와 비교하면 미국 주요 도시 가운데서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거래가 멈추면 첫 주택 구매자의 진입이 막히고, 기존 소유자의 이동도 제한돼 시장 전체가 경직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노스웨스트멀티플리스팅서비스(NWMLS)에 따르면 10월 기준 시애틀을 포함한 27개 카운티의 매물은 전년 대비 27% 늘어난 1만8,791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거래 건수는 4% 감소해 매물 증가가 실질적인 거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위 주택가격은 64만 달러로 소폭 낮아졌으며,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6.17% 수준으로 1년 중 가장 낮았다. 카운티별로는 킹카운티 중위가격이 88만7,300달러로 워싱턴주에서 가장 높았고, 스노호미시카운티는 매물이 42%나 증가했지만 가격은 73만9,500달러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피어스·키츠업카운티는 각각 약 58만 달러, 57만5,000달러 수준에서 큰 변동이 없었다.
NWMLS 이사회 의장 데이비드 메이더는 “겨울로 접어들며 거래량이 줄어드는 계절적 요인이 일부 작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더 큰 이유는 낮은 금리를 유지하는 기존 주택 소유자의 움직임이 거의 없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테크 업계 구조조정, 경기 불확실성도 매수·매도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RE/MAX 전국 주택 보고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보고서는 시애틀을 미국 내 다섯 번째로 비싼 도시로 평가하면서도, 올해 거래량이 2022년 이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RE/MAX 게이트웨이 소속 브로커 존 매닝은 “매물이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었지만, 실제 거래는 최근 몇 년 중 가장 적다”고 말했다.
거래 취소도 늘고 있다. 레드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미국 전체의 미결 주택 거래 중 15%가 계약에서 이탈했다. 1년 전 13.6%보다 증가한 수치다. 시애틀 역시 8.8%에서 9.5%로 소폭 상승했다. 전국 평균보다는 낮지만, 보험료·세금·유지비 상승 등 부담 증가로 매수자가 더욱 신중해지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시애틀 경제가 여전히 다른 도시보다 탄탄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주택시장에서는 변화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매닝은 “몇 년 전만 해도 젊은 전문직 인구 유입이 활발해 주택 수요가 강했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며 “2022년 이전에 낮은 금리로 집을 확보한 소유자들은 움직이지 않고, 신규 구매자는 높은 비용과 경기 불확실성을 우려해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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