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택 공항서 체포된 미 영주권자, 4개월 만에 석방…이민 판사 '구금 부당'
워싱턴대학교(UW)의 한 실험실 연구원이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4개월 넘게 구금됐다가 이민 판사의 명령으로 5월 29일(목) 석방됐다.
주인공은 루엘린 딕슨. 그는 지난 2월 28일 필리핀 방문 후 미국에 재입국하던 중 2001년 은행 횡령 전과를 이유로 체포됐다. 비폭력 범죄였고, 딕슨은 50년 넘게 합법적 영주권자 신분을 유지해왔으나,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기조가 이어지던 당시 갑작스레 구금됐다.
이날 오후, 워싱턴주 타코마의 ICE 구금시설에서 나온 딕슨은 가족과 지지자들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다. 체포 당시 입고 있던 옷차림 그대로였다. 그는 “밤늦게 면회 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딕슨은 구금시설의 열악한 상황도 증언했다. “끔찍했다. 매우 혼잡했다”며 “9명을 풀어주면 7명을 다시 들이고, 1명을 석방하면 3명을 다시 잡아들였다”고 전했다.
딕슨의 조카 라니 마드리아가는 하와이에서 날아와 석방 청문회에 참석했다. 그는 “재판 중에는 긴장의 연속이었다”며 “판사의 마지막 말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딕슨의 변호인 벤자민 오소리오는 “25년 전 전과 하나만으로 이렇게 강경한 조치를 취하는 건 이례적”이라며 “그는 시민권을 취득할 자격이 있었고, 단지 할아버지와의 약속으로 필리핀 국적을 유지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딕슨은 1974년 14세 때 필리핀에서 미국으로 건너왔으며, 이후 미국에서 과학기술 분야 종사자로 살아왔다. 가족에 따르면 그는 곧 미국 시민권 신청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미 연방 하원의원 에밀리 랜달에 따르면, 타코마 구금시설 수용 인원은 작년 11월 약 700명에서 지난 4월 1,3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딕슨은 이날 “이제 가족과 함께 지난 4개월을 되찾고 싶다”며 귀가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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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KING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