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오리건서 영장 없는 이민자 체포 제한”…ICE 제동
미국 연방법원이 오리건주에서 이민 당국이 영장 없이 사람을 체포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도주 우려가 없는 한 무영장 체포는 허용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오리건 연방지방법원의 무스타파 카수바이 판사는 5일(현지시간), 국토안보부(DHS)를 상대로 제기된 집단소송과 관련해 예비 금지명령을 내리고,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영장 없이 이민자를 체포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소송은 이민 단속 강화 과정에서 요원들이 현장에서 마주친 이민자를 사법부 영장 없이 곧바로 체포해 왔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인권단체들은 이를 ‘먼저 체포하고 나중에 정당화하는 방식’이라고 비판해 왔다.
국토안보부는 판결 직후 언론의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둘러싸고 전국적으로 제기돼 온 논란과 맞닿아 있다. 최근 콜로라도주와 워싱턴DC에서도 유사한 취지의 법원 판단이 나왔으며, 연방정부는 이들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앞서 ICE 임시 국장 토드 라이언스는 지난주 내부 메모를 통해, 감독관이 발부한 행정 체포 영장이 없는 경우에는 불법 체류에 대한 상당한 개연성과 함께 영장 발부 전 도주 가능성이 명확할 때만 체포가 가능하다고 지침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카수바이 판사는 재판 과정에서 오리건주 내 단속 사례를 검토한 결과, 요원들이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채 무영장 체포를 반복해 왔다고 판단했다.
이날 하루 동안 진행된 심문에서는 원고 중 한 명인 빅토르 크루스 가메스(56)의 증언도 제시됐다. 1999년부터 미국에 거주해 온 그는 유효한 취업 허가증과 비자 신청이 진행 중인 상태였음에도 지난해 10월 출근길에 이민 요원들에게 붙잡혀 3주간 구금됐다고 진술했다.
그는 운전 중 단속에 걸려 신분증과 취업 허가증을 제시했지만, 포틀랜드 ICE 사무소를 거쳐 워싱턴주 타코마의 이민 구금시설로 이송됐고, 변호사의 도움으로 풀려나기 전까지 추방 절차가 진행될 뻔했다고 밝혔다.
가메스는 이 과정이 가족에게 큰 충격을 줬다며, 석방 이후 아내와 함께 몇 주간 문을 잠근 채 지냈고 손주 가운데 한 명은 학교에 가기를 두려워했다고 증언했다.
카수바이 판사는 오리건주 내 일부 단속 과정에서 요원들이 민사상 이민 위반 사안임에도 총기를 겨누는 등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했다며 “폭력적이고 잔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이들은 그만큼 절제력을 가져야 한다”며 “이는 헌법 위에 세워진 민주공화국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비영리 법률단체 이노베이션 로 랩(Innovation Law Lab)의 스티븐 매닝 대표는 “정부가 법을 지키도록 요구하는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오리건에서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 금지명령은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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