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거 통지서 쏟아진다…워싱턴주, 팬데믹 이후 최악의 ‘주거 붕괴’

워싱턴주와 킹카운티에서 강제퇴거 사례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주거비 부담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워싱턴주 법원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주 전역에서 접수된 퇴거 소송은 2만3천965건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특히 시애틀이 포함된 킹카운티에서는 8천732건으로 12% 급증했으며, 인접한 스노호미시 카운티도 16% 늘어난 2천579건을 기록했다.
실제 주거지를 떠나야 하는 인원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수의 임대차 계약 종료가 법정 밖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다만 소송까지 이어진 사례 대부분은 저소득층 세입자가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한 경우다. 2025년 전체 퇴거 사건의 약 90%는 임대료 미납이 원인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증가세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팬데믹 이후 구조적 변화라고 지적한다. 워싱턴주는 2022년 퇴거 유예 조치 종료 이후 퇴거 소송이 급증했으며, 2024년에는 팬데믹 이전보다 거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문제는 임대료가 더 이상 오르지 않는데도 세입자 부담이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킹카운티의 방 두 개 아파트 평균 임대료는 약 2천450달러로, 연소득 8만8천 달러 이상 가구에나 감당 가능한 수준이다. 현재 킹카운티 임차 가구의 절반 가까이가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다.
퇴거 소송 급증은 사법 시스템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2025년 킹카운티 법원은 퇴거 집행 명령 6천635건을 셰리프 사무실에 전달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51% 늘어난 수치다. 법원과 셰리프 사무실은 인력을 증원해 대응하고 있지만, 세입자 법률 지원 예산이 곧 축소될 예정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킹카운티 주거정의프로젝트의 밸런 솔로먼 변호사는 “정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했지만, 매년 그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며 “세입자들은 한 번만 흔들려도 곧바로 퇴거 위기에 몰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26년에도 고용 시장 회복이 제한적인 가운데 주거비 부담이 완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퇴거 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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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ill Oxford/Getty Imag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