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ICE 이민 단속 방해 논란…연방 소송 직면 위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 보호정책을 이유로 시애틀과 워싱턴주를 포함한 다수의 도시와 주를 연방법 집행을 방해하는 ‘피난처 지역(Sanctuary Jurisdictions)’으로 지목하고, 법적 대응을 경고했다.
미 법무부는 5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연방 이민법 집행을 방해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주·시·카운티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에는 시애틀과 워싱턴주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뉴욕, 오리건 등 13개 주와 뉴욕시,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들이 포함됐다.
파멜라 본디 미 법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피난처 정책은 법 집행을 방해하고 미국 시민들을 의도적으로 위험에 빠뜨린다”며 “법무부는 이러한 정책을 철폐하기 위해 국토안보부(DHS)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필요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8일 서명한 행정명령 14287호에 따른 것으로, 연방 정부가 ‘범죄 외국인(Criminal Aliens)’으로부터 지역사회를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이민 단속 강화 방침을 명시한 바 있다.
법무부는 해당 명단에 오른 자치단체들에 대해 “피난처 정책을 철회하는 경우 명단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면서도,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연방 보조금 중단과 형사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시애틀시는 이미 과거 다른 대도시들과 함께 연방정부의 지원금 박탈 위협에 맞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시애틀은 연방 이민 단속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원금 삭감 대상이 됐다.
시애틀은 ‘피난처 도시’ 대신 ‘환영 도시(Welcoming City)’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며, 시 조례를 통해 공무원이 법적으로 요구되지 않는 이상 주민의 이민 신분을 묻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해당 조례는 2003년부터 시행돼 왔다.
앤 데이비슨 시애틀시 법무국장은 “시 조례는 연방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며 “공무원들에게 지침을 내리는 것은 시의 정당한 권한이며, 환영 도시 정책은 합법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방정부는 여전히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월 본디 장관은 메모를 통해 “피난처 자치단체는 법무부가 관리하는 연방 보조금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밝히고, 해당 자치단체와 공무원에 대한 민형사상 처벌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에 대해 시애틀시가 공동 제기한 소송은 “원고들은 합법적인 연방 이민 집행을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연방정부가 강제할 수 없는 이민 협조를 거부하고 있을 뿐”이라며 “지역사회의 안전과 공공 서비스 접근성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소송은 “이들 정책은 연방법을 위반하지 않으며, 오히려 주민들이 범죄 신고, 학교 이용, 의료 서비스 접근 등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치”라고 덧붙였다.
한편 워싱턴주 공화당 짐 월시 주당 위원장은 KOMO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볼 때 시애틀의 입장은 불리할 것”이라며 “지방 정부가 연방정부의 이민 구금 요청을 무시하면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애틀에서는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와 함께 관련 소송이 잇따라 제기되는 등 이민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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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KOMO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