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서 대규모 'No Kings' 반트럼프 시위 열려…최소 7만명 참여
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를 규탄하는 ‘No Kings’ 시위가 6월 14일(토요일) 대규모로 진행됐다.
이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에 맞춰 기획된 전국 단위의 항의 행사로, 조직위원회는 이를 ‘권위주의적 남용과 부패에 대한 저항’이라고 규정했다.
시애틀 지역에서도 최소 7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거리에 나와 트럼프 행정부의 사법 무시와 표현의 자유 억압 등을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미국은 왕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구호를 외치며 대통령 권력의 남용을 비판했다.
시위는 낮 12시부터 시애틀 대학교의 레드스퀘어와 캐피틀 힐 인근의 칼 앤더슨 공원에서 각각 시작됐으며, 이후 참가자들은 시애틀 센터로 이동하며 행진을 이어갔다. 시애틀 경찰은 이날 시위대의 규모가 약 1.5마일에 달했으며, 현재까지 재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시에 인근 커클랜드에서는 인디비저블 이스트사이드 주최로 마리나 공원에 5천 명 이상이 모여 시위를 벌였고, 타코마·에버렛·올림피아·밴쿠버·스포캔 등 워싱턴주 전역에서도 유사한 집회가 열렸다.
올림피아 주 의사당 일대에는 안전을 이유로 차량 통행을 막는 차단막이 설치되었으며, 경찰이 현장 질서 유지를 위해 배치됐다.
한편, 시애틀 경찰은 평화 시위를 강조하며 참여자들에게 필요 시 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들은 POET(경찰 소통팀) 요원을 현장에 배치해 시위 전후로 주최 측 및 시민과의 소통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긴장이 고조됐다. 터퀼라에서는 국토안보부 건물 인근에서 시위가 격화되며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했다. 터퀼라 경찰은 현장에서 남쪽 진입로를 막은 시위대에게 수차례 해산을 명령했으나 일부가 이를 거부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검은 복장에 방패를 들고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결국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강제 조치를 취했다며, 평화적으로 명령을 따른 시위 참가자들에게는 감사를 전했다.
이번 ‘No Kings’ 시위는 미국 전역 약 2천 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수용 인원을 초과한 7천 명이 운집했고, 미네소타에서는 전날 밤 주의회 의원 2명과 배우자가 경찰을 사칭한 괴한에게 총격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현지 당국이 주민들에게 집회 참석 자제를 권고하기도 했다.
주최 측은 시위가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행보에 맞선 민주주의 수호의 일환이라며, 평화적이고 단합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애틀의 브루스 해럴 시장 역시 시민들에게 평화 시위를 당부하며, 폭력이나 기물 파손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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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KOM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