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방 아무 데나 배정받지 마세요" 전문가들이 피하라는 객실은

호텔에 체크인하면 대부분 직원이 건네는 객실 키를 받아 그대로 방으로 향한다. 객실이 몇 층인지, 복도 어디에 있는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행 전문가들은 호텔방의 위치가 안전과도 관련이 있는 만큼 체크인할 때 객실 위치를 한 번쯤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지상층, 비상계단 옆, 복도 끝, 외부 출입구와 가까운 객실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에 사는 IT 전문가 샤한러 마크스도 최근 호텔에서 객실 위치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그는 세인트루이스의 한 호텔에서 지상층 객실을 배정받았다. 객실에는 파티오로 바로 연결되는 미닫이문이 있었다.
새벽 2시께 마크스는 객실 밖에서 움직이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확인해보니 잠자리에 들기 전 잠갔던 미닫이문이 조금 열려 있었다. 잠금장치에도 누군가 건드린 듯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다행히 물건을 도난당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이후 밤새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마크스는 이 일을 겪은 뒤 호텔에 묵을 때는 가능하면 3~6층 사이의 객실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너무 낮으면 외부에서 접근하기 쉽고, 지나치게 높은 층은 화재나 비상 상황에서 대피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① 지상층 객실은 가능하면 피하기
호텔 객실 가운데 가장 먼저 주의할 곳으로 꼽히는 것은 지상층이다.
외부에서 창문이나 발코니, 파티오 등을 통해 바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객실 문이나 창문이 외부 통행로와 바로 연결돼 있다면 보안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지상층이라고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객실을 선택할 수 있다면 외부에서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중간층을 요청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② 비상계단·비상구 바로 옆도 피하는 게 좋아
비상계단이나 비상구 인근 객실도 선호되지 않는 위치다.
이곳은 일반 투숙객이 객실을 오가는 공간과 동선이 다를 수 있고, 복도 끝에 위치한 경우 주변의 왕래도 적은 편이다.
실제로 미국의 한 마케팅 회사 최고경영자 제니 린 앤더슨은 애틀랜타의 호텔에서 비상계단 바로 옆, 복도 끝 객실에 묵었다가 공격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가해자는 이후 쉽게 도주했고 끝내 찾지 못했다.
개별 사건의 경험이 모든 호텔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객실 선택 때 주변 통행량과 출입구 위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③ 복도 끝·서비스 출입구 주변은 주의
사람들의 왕래가 적은 복도 끝 객실도 주의 대상이다.
과거 호텔 직원으로 일했던 채드 반스데일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비치의 한 호텔에서 서비스 출입구와 가까운 객실에서 침입 사건이 발생한 것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객실 창문은 비교적 조용한 골목을 향하고 있었고, 투숙객은 노트북과 보석 등을 도난당했다.
반스데일은 이후 호텔 보안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며, 특히 복도 끝처럼 통행량이 적은 객실은 주변에서 이상한 상황을 알아차릴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④ 연결문이 있는 객실은 잠금 상태 확인
객실 사이를 연결하는 문이 있는 방도 체크인 직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햄의 여행자 보호 프로그램 관계자인 셰리 하웰은 연결문이 있는 객실에 묵었다가 황당하면서도 위험한 일을 겪었다.
처음 객실에 들어갔을 때는 연결문이 잠겨 있었지만, 이후 호텔 직원이 문을 열어놓은 것으로 보였다. 그날 새벽 2시께 술에 취한 것으로 보이는 남성이 다른 객실과 착각해 연결문을 열고 하웰의 방으로 들어온 것이다.
다행히 함께 있던 여성 일행이 곧바로 남성을 데리고 나갔지만, 하웰은 당시 상황이 매우 두려웠다고 회상했다.
그렇다면 어떤 객실을 선택해야 할까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하면 중간층 객실이 무난한 선택이다. 지상층보다 외부에서 접근하기 어렵고, 고층에 비해 비상 상황에서 계단을 이용한 대피도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객실 위치는 엘리베이터와 너무 멀지 않은 곳도 고려할 만하다. 이용객의 왕래가 어느 정도 있어 주변에 자연스러운 감시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엘리베이터 바로 옆이나 얼음 제조기 주변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데다 밤늦게까지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 객실 문 몇 칸 정도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 있다.
객실 형태는 굳이 큰 스위트룸이나 코너룸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일반 객실이라고 해서 보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객실이 크다고 해서 안전에 유리한 것도 아니다.

체크인하면 이것부터 확인하세요
객실에 들어간 뒤에는 간단한 보안 점검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먼저 현관문이 제대로 닫히고 잠기는지 확인하고, 데드볼트나 보조 잠금장치가 있다면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현관문의 도어뷰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창문과 발코니 문, 특히 지상층 객실의 미닫이문은 잠금 상태를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좋다.
호텔방 번호를 다른 사람에게 크게 말하지 않는 것도 기본적인 주의사항이다. 체크인 카운터에서 객실 번호를 큰 소리로 말하거나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객실 번호가 적힌 키카드를 들고 다니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다.
호텔 객실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을 객실 위치만으로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체크인할 때 객실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고, 외부 출입구와의 거리나 잠금장치 등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음번 호텔 체크인에서는 객실 키를 받자마자 방으로 향하기보다 “이 방이 몇 층이고 어디에 있나요?”라고 한 번 확인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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