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유색인종 지원 대학에 ‘세금 면제 박탈’ 추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흑인 등 유색인종 학생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와 대학의 연방 세금 면제 자격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하는 새 규정을 추진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3일 학교와 비영리 교육기관이 세금 면제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따라야 할 기준을 강화하는 규정안을 공개했다. 규정안에 따르면 입학이나 장학금 등을 포함해 국세청(IRS)이 인종에 따른 차별로 판단하는 정책이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는 세금 면제 자격을 잃을 수 있다. 재무부는 이 규정이 약 1만8천개 학교에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흑인과 유색인종 학생을 지원하는 정책이 백인과 아시아계 학생에 대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해왔다. 연방 민권 담당 변호사들은 하버드대와 예일대 등 여러 대학의 입학 정책에 대해서도 이러한 관점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세금 면제 박탈은 대학에 대한 행정부의 압박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세금 면제 자체로 대학이 내는 연방 소득세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수 있지만, 면제 자격을 잃으면 대학에 직접 기부하는 후원자가 기부금을 세금 공제받을 수 없게 돼 대학의 모금 활동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하버드대의 세금 면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세청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것을 금지한 연방법에 비춰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계는 새 규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교육협의회는 공개 의견수렴 과정에서 반대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으며, 미국대학교수협회 역시 규정에 대한 법적 대응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번 규정안의 근거로는 1983년 연방대법원의 ‘밥 존스 대학’ 판결이 제시됐다. 당시 대법원은 인종 간 교제를 금지했던 보수 성향 기독교 대학에 대해 인종 차별이 공공정책에 위배된다며 세금 면제 자격을 박탈한 국세청의 결정을 인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근거로 2023년 대법원의 대학 입학 관련 판결까지 적용해 흑인 등 유색인종에 대한 우대 정책을 세금 면제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근본적 공공정책’ 위반으로 규정할 방침이다.
다만 법률 전문가들은 무엇이 ‘근본적 공공정책’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사회적 합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세청이 이를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을지는 법적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규정안은 앞으로 공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되며, 이후 국세청이 학교와 대학을 감사해 인종을 부적절하게 고려했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세금 면제 자격이 취소될 경우 해당 대학은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 최종 규정의 시행을 둘러싼 법적 공방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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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Harvard Universit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