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 신청하러 갔다가 ICE에 체포…4기 암 투병 76세 영주권자

미국에서 30년 넘게 거주한 76세 영주권자가 시민권 신청 인터뷰를 받으러 갔다가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돼 두 달 넘게 구금된 사실이 알려졌다. 특히 이 남성은 4기 전립선암으로 치료를 받던 중 구금돼 가족과 지역사회가 석방과 적절한 의료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워싱턴주 파이프에 거주하는 로레토 자바르는 지난 6월 23일 터킬라에서 시민권 신청 관련 인터뷰를 받던 중 ICE에 체포됐다. 1995년 미국에 입국한 뒤 여러 차례 영주권을 갱신해왔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은퇴 후 필리핀에 있는 가족을 보다 자유롭게 방문하기 위해 시민권을 신청했다고 딸 데이지 자바르는 전했다.
자바르는 올해 1월 진행성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살리시 암센터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구금 이후 여러 차례 진료 예약을 놓쳤고, 가족들은 구금시설에서의 생활이 그의 건강 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ICE 측은 자바르가 1995년 미국 비자를 신청할 당시 필리핀에서의 범죄 전력을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체포했다고 밝혔다. 당시 범죄 전력을 공개했다면 미국 입국이 허용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ICE의 설명이다. 연방 당국이 이민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자바르는 1970년대 필리핀에서 한 사람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약 3년간 복역한 뒤 가석방된 사실을 인정했다.
반면 가족 측은 자바르가 미국에서 범죄 전력이 없고 수십 년간 세금을 내며 생활해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미국 입국 당시 필리핀 국가수사국(NBI)의 신원조회 증명서를 발급받았고 이후에도 별다른 문제 없이 영주권을 갱신해왔다는 점을 들어 과거 사건의 기록과 경위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바르는 현재 타코마의 노스웨스트 ICE 처리센터에 두 달 넘게 구금돼 있다. 가족과 필리핀계 이민자 지원단체인 ‘탕골 미그란테 무브먼트 워싱턴’은 자바르가 암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석방해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자바르의 이민법원 첫 심리는 오는 9월 1일 열릴 예정이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과거 사건과 유죄 판결에 대한 기억이 흐릿하다며, 출소한 뒤 사건이 종결된 것으로 생각해 미국 비자 신청 당시 별도로 신고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자바르가 구금된 이후 체중이 줄고 건강이 약해졌다고 전했다. 매일 구금시설을 찾아 면회하는 아내는 유리창 너머 남편과 짧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딸 데이지 자바르는 “아버지는 건강을 위해 암과 싸워야 하는데 이제는 자유를 위해서도 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금시설에서 자바르는 신체적으로는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가족을 떠올리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그는 “밖에 있는 가족을 생각한다”며 “그게 내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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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KING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