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생존 모드" 전국보다 더 오른 시애틀 물가, 시민들 한계 봉착

미국 전역의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애틀 지역의 생활비 부담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면서 주민들이 외식을 끊고, 자동차 운행을 줄이며, 심지어 집 규모까지 축소하는 등 생계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미 노동부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시애틀·타코마·벨뷰 지역의 6월 연간 물가상승률은 4.5%로 집계됐다. 이는 4월(4.9%)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전국 평균인 3.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1년 새 24.7% 급등하고 외식 물가도 6.2% 상승하면서 주민들의 체감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크라운힐에 거주하는 리슬 개체코 씨는 "지난 1년 동안 지출을 극도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며 "식료품 배달과 외식, 새 옷 구입, 가족여행을 모두 포기했고 이제는 더 작은 집으로 이사하기 위해 현재 집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계속 생존 모드(survival mode)로 살아가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높은 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 패턴도 크게 달라졌다.
타코마로 출퇴근하는 일부 직장인은 시애틀보다 갤런당 최대 1달러 저렴한 타코마에서 주유하고 있으며, 켄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스포츠 경기나 공연 관람을 위해 시애틀을 방문할 때 승용차 대신 경전철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외식과 여가 소비도 크게 줄었다.
IT 업계 종사자인 버로니카 브라운 씨는 "한 끼 배달 음식 가격이 세금과 팁을 포함하면 40달러를 넘는다"며 "예전에는 일주일에 서너 번 외식했지만 지금은 한두 번 정도로 줄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애틀의 높은 임금 수준이 일정 부분 높은 물가를 설명하지만 모든 가계가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시애틀 지역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국 평균보다 약 33% 높지만, 평균 수치는 일부 고소득층의 영향이 반영돼 실제 많은 근로자의 체감 소득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웨스턴워싱턴대 경제경영연구센터의 제임스 맥캐퍼티 공동소장은 "시애틀은 임금이 높은 만큼 기업들도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며 "최저임금과 운영비 상승 역시 가격 인상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는 통계에도 주민들은 여전히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소비 항목과 생활 방식에 따라 체감 물가가 크게 다르고, 임금 인상 역시 물가 상승을 뒤따라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하는 남편과 함께 생활하는 개체코 씨는 "예전에는 기술업계가 안정적인 직장이었지만 이제는 구조조정 우려가 일상이 됐다"며 "현실을 받아들이고 생활 방식을 바꾸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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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Zill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