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못 구하자 아파트로'…시애틀 도심 오피스의 대변신

시애틀 도심의 장기 공실 상업공간이 아파트로 탈바꿈했다. 사무실 공실률은 높은 반면 신규 주택 공급은 급감하는 상황에서 오피스를 주거공간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애틀의 부동산 개발업체 홀랜드 파트너 그룹(Holland Partner Group)은 최근 보런 애비뉴에 위치한 주상복합 건물 '아이비(The Ivey on Boren)' 하부의 상업공간 약 5만5천 제곱피트를 로프트형 아파트 44가구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 공간은 원래 예술대학인 코니시 칼리지 오브 디 아츠(Cornish College of the Arts)의 강의실과 행정시설로 계획됐지만, 건물이 완공된 2022년 대학 측이 사용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개발사는 약 4년간 사무실 임차인을 찾았지만 결국 주거시설로 용도를 변경했다.
레이먼드 코널 홀랜드 파트너 그룹 매니징디렉터는 "코로나19 이후 시애틀 사무실 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공실률도 25~30% 수준"이라며 "반면 시애틀은 주택 공급이 크게 부족해 상업시설을 주거시설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CBRE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시애틀 도심 오피스 공실률은 35.4%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사무실 확대로 일부 회복 조짐은 나타났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 신규 주택 공급은 크게 위축됐다. 시애틀시 자료에 따르면 신규 주택 개발 신청은 2020년 정점과 비교해 9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공급 감소가 향후 심각한 주택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시애틀시가 추진 중인 도심 재생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시는 2044년까지 도심에 최소 1만3천500가구의 주택을 추가 공급한다는 목표 아래 기존 건물의 주거시설 전환을 적극 장려하고 있으며, 관련 인허가 절차도 간소화했다.
다만 개발업체는 이번 사례가 일반적인 오피스 전환 모델이 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해당 건물은 애초부터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이 함께 설계돼 엘리베이터와 주차장, 편의시설 등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었고, 층 구조 역시 주거공간으로 개조하기에 적합했다는 것이다.
코널 디렉터는 "대부분의 기존 오피스 빌딩은 층 구조와 설비 때문에 주택으로 전환하는 비용이 매우 높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매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사무실은 공급 과잉이고 주택은 공급 부족인 시장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유사한 전환 시도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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