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임신부 총격 사망 사건…유족, 킹카운티 노숙자지원청 상대 소송

2023년 시애틀 도심에서 발생한 '묻지마 총격'으로 임신 중이던 아내와 태아를 잃은 한인 남성 권성 씨가 킹카운티 지역 노숙자 지원기관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권 씨는 킹카운티 지역노숙자지원청(King County Regional Homelessness Authority·KCRHA)이 총격범 코델 구즈비의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참사를 막지 못했다며 기관의 책임을 주장했다.
사건은 2023년 6월 13일 시애틀 벨타운 지역에서 발생했다. 당시 차량 안에 있던 권 씨 부부를 향해 구즈비가 총격을 가해 임신 32주였던 권이나 씨(34)와 태아가 숨졌고, 남편 권성현 씨도 총상을 입었다.
구즈비는 1급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됐지만, 올해 법원은 심신상실 상태에서 범행이 이뤄졌다며 '심신상실에 의한 무죄(Not Guilty by Reason of Insanity)'를 선고했다.
유족 측은 소장에서 구즈비가 범행 전 KCRHA의 지원 프로그램 대상자로 관리받고 있었으며, 수주 전부터 담당 사례관리사에게 환청과 망상 증세를 호소하고 "드라이브 바이 총격을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털어놨다고 주장했다.
또 사례관리사가 구즈비의 정신 상태 악화를 상부에 반복적으로 보고했지만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구즈비가 "누군가를 해치기 전에 시애틀을 떠나야 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음에도 정신과 강제입원 절차를 담당하는 직원은 즉각 대응하지 않았다고 소장은 지적했다.
유족 측은 해당 직원이 이틀 뒤 대응하겠다고 답했으며, 구즈비는 그 다음 날 총격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권 씨는 성명을 통해 "아내와 딸은 지금도 내 곁에 있어야 했다"며 "그를 도와야 했던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외면했다. 또 다른 가족이 같은 비극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유족 측 변호인은 "구즈비는 여러 차례 환청을 듣고 사람을 쏘고 싶다고 말했으며 직원들에게도 위협적인 행동을 보였다"며 "명백한 위험 신호가 있었음에도 적절한 치료나 경찰 신고 대신 상황을 지켜보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그 결과 이나 권 씨와 태아가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부당사망과 태아 사망, 권 씨의 신체적 피해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으로, 배상 규모는 향후 재판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KCRHA는 이번 소송과 관련한 현지 언론의 논평 요청에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Copyright@KSEATTLE.com
(Photo: FOX 13 Seatt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