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택시장 '재융자 맹신' 주의해야...금리 내려도 실직·집값 하락하면 허사
높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에도 불구하고 집을 먼저 구입한 뒤 금리가 내려가면 재융자(리파이낸싱)하겠다는 전략이 미국 주택시장에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리가 예상만큼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만큼 현재 상환 능력을 기준으로 주택을 구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모기지 금리가 6% 이상에서 장기간 유지되는 가운데 "집은 먼저 사고 금리는 나중에 갈아타면 된다(Marry the house, date the rate)"는 문구가 부동산 업계의 대표적인 마케팅 문구처럼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전략은 금리가 떨어질 것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예상이 빗나갈 경우 가계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 하락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아이다호주에서 2023년 주택을 구입한 저스틴 댄스 씨는 당시 약 7%의 모기지 금리를 적용받았다. 당시 업계에서는 2년 안에 금리가 5%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현재까지도 금리는 6%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콜로라도 소재 크로스컨트리 모기지의 니콜 루스 수석부사장은 "처음부터 '집은 사고 금리는 나중에 바꾸면 된다'는 전략을 추천하지 않았다"며 "지난 4년 가까이 높은 금리가 이어지면서 많은 구매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융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높은 월 상환액 때문에 은퇴자금 마련이나 비상자금 적립, 자녀 교육비 준비 등 다른 재무 목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집값은 최고치…금리는 6%대 고착
미국 주택 구매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존주택 중간 판매가격은 42만9,300달러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시에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최근 6.4~6.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팬데믹 당시 3% 미만의 초저금리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중간 가격의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 필요한 연소득이 12만2,775달러로, 미국 가구 중위소득(8만5,994달러)을 크게 웃돈다고 분석했다.
패니메이는 올해 말까지 모기지 금리가 6.3%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미국모기지은행협회(MBA) 역시 당분간 6%대 중반 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융자는 '손익분기점'부터 따져야
재융자가 반드시 유리한 것도 아니다.
재융자를 하려면 대출 수수료와 감정평가 비용, 소유권 보험료 등 각종 클로징 비용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40만달러를 연 7.25% 금리로 대출받은 사람이 금리 6.25%로 재융자할 경우 월 상환액은 약 266달러 줄어든다. 그러나 재융자 비용이 8,000달러라면 약 30개월 이상 지나야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텍사스주의 벤치마크 모기지의 짐 맥마한 대표는 "손익분기점이 18개월을 넘는다면 재융자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재융자가 어려워질 수도
전문가들은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재융자가 불가능해질 수 있는 상황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경기 침체로 소득이 감소하거나 직장을 잃으면 재융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 또한 주택 가격이 하락해 자기자본(에쿼티)이 충분하지 않으면 추가 비용이나 모기지 보험 가입이 필요할 수도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타기 위해서는 처음 집을 살 때와 마찬가지로 소득과 신용점수 등 금융 상태를 다시 심사받기 때문이다.
"오늘 감당 가능한 집을 사라"
전문가들은 재융자는 어디까지나 '보너스'로 생각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시간주의 켈럼 모기지의 앤서니 켈럼 대표는 "주택 구매는 현재의 상환 능력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하며, 미래의 재융자를 전제로 해서는 안 된다"며 "오늘의 월 상환액이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주택담보대출은 최소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금리와 조건을 비교한 뒤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절약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Copyright@KSEATTL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