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은 옛말?…미국인 절반 이상 "대부분에겐 불가능"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이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사실상 실현하기 어려운 목표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솟은 생활비와 주택 가격, 의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미국 사회의 전통적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경제매체 CNBC와 여론조사기관 서베이몽키가 지난달 미국 성인 4천1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1%는 아메리칸 드림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닿지 않는 목표"라고 답했다. 또 45%는 "일부 사람들만 달성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6%는 "누구에게도 가능하지 않다"고 답했다.
아메리칸 드림은 1930년대 역사학자 제임스 트러스로 애덤스가 "모든 시민이 더 나은 삶과 풍요, 행복을 누릴 기회"라고 정의하며 널리 알려진 개념이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간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미국 경제가 공정하게 보상한다는 믿음은 약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조사에서 응답자 약 80%는 높은 생활비를 아메리칸 드림 실현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았다. 이어 주택 가격 상승, 의료비 부담, 낮은 임금 수준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2022년 정점을 지난 뒤 둔화됐지만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으며 식료품과 에너지, 주거비 부담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응답자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고 느끼기 위한 핵심 조건으로 경제적 안정(7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내 집 마련(58%), 행복한 삶(54%), 원하는 일을 선택할 자유(51%) 순이었다.
정치 성향에 따른 인식 차이도 뚜렷했다. 공화당 성향 응답자의 70%는 아메리칸 드림이 대부분 또는 모든 사람에게 가능하다고 답한 반면 민주당 성향 응답자는 26%에 그쳤다. 또 공화당 지지층은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노력'을, 민주당 지지층은 '운'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더 높게 평가했다.
세대 내 성별 인식 차이도 확인됐다. Z세대 남성은 결혼과 자녀를 아메리칸 드림의 중요한 요소로 보는 비율이 높았지만, Z세대 여성은 경제적 안정과 자기실현, 꿈의 직업을 갖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완전한 비관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전체 응답자의 44%는 이미 아메리칸 드림을 달성했다고 답했으며, 아직 이루지 못한 응답자 가운데 55%는 언젠가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 사회 전반에 대한 평가는 갈수록 비관적으로 변하고 있지만, 개인의 미래에 대해서는 여전히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경향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 사회가 직면한 경제적 현실과 개인의 희망이 교차하는 현재의 단면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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