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집값, 미 대도시 중 최대 하락폭 기록…매물은 39% 급증

팬데믹 기간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주택시장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시애틀 지역 부동산 시장이 뚜렷한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택 가격은 미국 주요 대도시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시장에 나온 매물은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업체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지수에 따르면 올해 3월 시애틀 광역권 단독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5% 하락했다. 이는 조사 대상 주요 대도시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이다.
매물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RE/MAX의 4월 전국 주택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시애틀 광역권의 활성 매물(active inventory)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늘어 미국 주요 도시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규 매물 역시 14.5% 증가했으며, 주택 평균 판매 기간은 51일로 1년 전보다 5일 길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높은 모기지 금리가 수요를 억제하는 가운데 매물 공급이 늘어나면서 시장 균형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MAX 게이트웨이의 존 매닝 중개인은 "올해 시애틀 주택시장은 예년보다 늦게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며 "높은 금리가 구매 수요를 둔화시키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현지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 시장 분위기가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컴퍼스 소속 부동산 에이전트 크리스 리스는 "구매자들은 여전히 시장에 남아 있지만 예전처럼 무리하게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이스트사이드 지역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노스웨스트 멀티플 리스팅 서비스(NWMLS)에 따르면 4월 기준 이스트사이드 활성 매물은 전년 대비 약 43% 증가했으며, 주택 가격은 3.78% 하락했다.
전국적으로도 주택시장 둔화 조짐이 확산되고 있다. 케이스-실러 지수에 따르면 미국 전체 주택가격은 3월 기준 전년 대비 0.7% 상승하는 데 그쳤으며, 조사 대상 20개 대도시 중 절반 이상이 가격 하락을 기록했다.
다만 시애틀의 높은 주택가격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RE/MAX 집계 기준 시애틀 광역권의 4월 중간 주택가격은 73만5천375달러로 미국에서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매물 증가와 가격 조정으로 과열 양상이 완화되고 있지만, 높은 주택가격과 금리 부담으로 인해 실수요자들의 체감 주거비 부담은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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