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취소됐는데 환불 대신 쿠폰…여행업계 ‘꼼수’ 논란

항공편 취소나 호텔 예약 오류 등 여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현금 환불 대신 바우처나 크레딧으로 보상하는 관행이 확산하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현금 유출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바우처 중심 보상 방식이 이제는 여행업계 전반의 관행처럼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환불 대신 바우처”…기업은 손실 줄이고 소비자는 추가 부담
최근 항공사와 호텔, 온라인 예약업체들은 서비스 차질이 발생해도 현금 환불 대신 일정 금액의 할인권이나 재사용 크레딧을 제공하는 사례를 늘리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이를 실제로 모두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사용 기한이 짧거나 최소 결제 금액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아 결국 바우처가 소멸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식이 사실상 기업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국제 보험업체 대표 조 크로닌은 “기업은 현금을 돌려주지 않아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소비자는 다시 해당 업체를 이용하도록 유도된다”며 “결국 소비자가 온전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법률 전문가 대니 캐런도 “기업 입장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상품권이 오히려 이익이 된다”며 “피해를 본 소비자가 추가 비용까지 쓰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항공사는 현금 환불 의무…소비자 권리 인식 부족
미국 교통부는 항공사가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일정에 중대한 변동을 줄 경우 원래 결제 수단 기준으로 신속하게 환불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소비자들은 이러한 권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항공사가 제시한 바우처를 그대로 수락하는 경우가 많다.
항공 소비자 권익업체 에어헬프의 에릭 나폴리 최고법률책임자는 “현금 환불 선택권 없이 바우처만 제시하는 것은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호텔과 온라인 예약 플랫폼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해 소비자가 직접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크레딧 지급 방식이 관행처럼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든 기록 남기고 서면 대응해야”
전문가들은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예약 취소와 지연 내역, 영수증, 약관, 이메일 등을 모두 보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화 통화보다 이메일 등 서면 기록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또 업체가 바우처를 제안할 경우 즉시 수락하지 말고 원 결제 방식 환불을 공식 요청해야 하며, 필요하면 카드사 결제 취소(차지백)나 소비자 보호기관 신고 절차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안팎에서는 바우처 사용 기한과 제한 조건 공개를 강화하고 환불 규정 집행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포기할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 보상 구조가 문제의 핵심”이라며 “권리를 정확히 알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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