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는 주는데 인구만 늘었다…시애틀 ‘성장 불균형’ 경고등

미 서부 대표 기술도시인 시애틀의 인구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도심 고용과 상업활동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인구조사국(U.S. Census Bureau)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시애틀의 인구는 2024년 7월 1일부터 2025년 7월 1일 사이 1만1,572명(약 1.5%) 증가해 총 78만4,777명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주요 대도시 가운데서는 인구 증가율 4위, 순증 규모 기준으로는 20만 명 이상 도시 중 5위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산했던 도심 분위기도 최근 들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12년째 시애틀에 거주 중인 리사 올러웨이는 “팬데믹 기간에는 다운타운이 거의 유령도시 같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다시 사람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구 증가와 달리 고용과 상업활동 지표는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도심 경제를 분석한 시애틀 다운타운 협회 (DSA)에 따르면 지난해 시애틀 도심 오피스 공실률은 25%로, 2020년 13%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오피스 순흡수율(net absorption) 역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주요 상업용 부동산의 과세 가치 하락도 보고됐다.
DSA는 이러한 흐름이 도심 일자리 기반 약화와 직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존 숄스 DSA 회장 겸 CEO는 언론 인터뷰에서 “시애틀에는 더 많은 세금이 아니라 더 많은 기업 활동이 필요하다”며 “세금을 내는 기업이 늘어야 지역 경제가 강화된다”고 밝혔다.
도심 상권 변화도 감지된다. 일부 주민들은 나이키와 노스페이스 등 주요 브랜드 매장이 철수한 뒤 공실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도심 상업지구 곳곳에는 ‘임대(For Lease)’ 안내문이 다수 붙어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회복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파이크 스트리트와 6번가 교차 지점에는 서점 체인 반스앤노블이 새 매장을 열었다. 이는 2020년 퍼시픽 플레이스 점포 폐점 이후 시애틀 내 첫 재진출이다.
다만 시민들의 체감은 엇갈린다. 또 다른 주민은 “온라인 쇼핑이 확산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결국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서점 개장이 긍정적 신호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구조적 변화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애틀이 인구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도심 고용 기반과 상업 기능 회복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고 분석한다. 인구 유입과 경제활동의 불균형이 장기화될 경우 도심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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