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 한계”…시애틀 다운타운 상권, 소상공인들 무너진다

시애틀 다운타운 상권이 높은 임대료와 치안 불안,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며 심각한 피로감에 빠지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철수와 공실 증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상공인들은 “버티기 한계”를 호소하고 있다.
시애틀 메트로폴리탄 상공회의소와 지역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운타운 소매 상권의 공실률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분석업체 코스타(CoStar)는 최근 시애틀 다운타운 소매 공간 공실률이 약 22%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 이는 광역 시애틀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실제 최근 수년간 다운타운에서는 나이키와 노스페이스, 삭스 오프 피프스(Saks OFF 5th) 등 대형 브랜드 매장이 잇따라 철수했다. 반면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와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는 신규 진출 및 확장을 결정했고, 대형 서점 반스앤노블도 최근 재입점하며 상권 회복 기대를 키우고 있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여전히 무겁다.
시애틀 파이크플레이스마켓 인근에서 원주민 예술·생활용품 브랜드 ‘에이트 제너레이션’을 운영하는 관계자는 “다운타운 입지는 유동인구 측면에서 장점이 크지만, 소규모 업체가 감당하기엔 비용 부담이 지나치게 높다”고 말했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임대료뿐 아니라 보험료, 인건비, 관세 부담까지 한꺼번에 떠안고 있다고 토로한다.
1899년 창업한 시애틀 명물 관광기념품점 ‘예 올드 큐리오시티 숍’ 운영자 닐 제임스는 “관세 비용 부담이 여전히 경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안 문제도 상권 회복을 가로막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시애틀 경찰국(SPD)에 따르면 다운타운 상업지구의 강력범죄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절도와 차량털이 등 재산범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규 창업자들 사이에서는 다운타운 기피 현상도 나타난다.
팝업 카페 형태로 사업을 시작한 조너선 량은 “다운타운은 임대료가 너무 높아 사실상 대형 체인 브랜드만 버틸 수 있는 구조”라며 향후 매장 입지로 캐피톨힐 지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다운타운 상권 회복을 위해서는 대형 브랜드와 지역 소상공인이 공존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조 응우옌 시애틀 메트로폴리탄 상공회의소 최고경영자(CEO)는 “반스앤노블 같은 앵커 테넌트가 유동인구를 끌어들이면 주변 소상공인 매출에도 긍정적 효과가 발생한다”며 “다만 현재 다운타운 상권은 분명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운타운은 여전히 태평양 북서부 경제의 핵심 지역”이라면서도 “소상공인들의 피로감이 상당 수준 누적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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