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면 30달러 더”…미 소비지출 흔들, 경기 둔화 신호 켜지나

미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인 소비지출이 고유가와 물가 상승, 자산 불안 등의 영향으로 점차 압박을 받으며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축으로, 최근까지는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를 막아온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중동 지역 긴장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화되면서 소비 여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일상 소비 부담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포틀랜드에 거주하는 한 직장인은 “평소와 같은 장을 봐도 비용이 20~30달러 더 나온다”며 외식과 여행 계획을 줄이고 할인 제품을 찾는 등 소비 패턴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고유가가 사실상 ‘소비세’처럼 작용해 가계의 다른 지출을 위축시키는 점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는다. 여기에 주식 등 자산 가치 변동이 소비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약화될 경우 소비 위축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 가계의 저축률은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실질 가처분소득이 감소세로 전환될 경우 경기 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가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 소비는 완전히 꺾이지 않은 모습이다. 세금 환급 증가와 주식·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 효과가 일부 소비를 지탱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금융기관들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소폭 둔화되더라도 플러스 성장은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이 배럴당 120달러 수준에서 장기간 지속되거나, 증시가 20% 이상 하락하는 상황이 겹칠 경우 소비 위축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결국 향후 소비 흐름은 에너지 가격과 금융시장 안정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지금까지 버텨온 소비가 추가 충격을 받을 경우 경기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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