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줄 모르는 해고...시애틀 테크 일자리 붕괴, 회복 가능할까

시애틀을 중심으로 한 기술 산업에서 대규모 감원이 이어지며 고용시장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압박과 수익성 요구가 맞물리면서, 업계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인력전환 컨설팅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까지 기술업계 감원 규모는 5만2천50명으로 집계됐다. 3월 한 달에만 1만8천7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는 팬데믹 이후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2023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시애틀을 기반으로 한 아마존과 레드먼드의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메타, 오라클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1년간 수천 명 규모의 감원을 단행한 가운데, 이번 통계에는 최근 발표된 추가 해고분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원의 직접적 배경으로는 AI가 지목된다. 보고서는 전 산업 감원 사유 중 약 25%가 AI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AI가 일자리를 대체했다’기보다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이 인력 감축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캐롤라인 월시 부사장은 “대규모 해고가 생산성 향상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AI 인프라 투자 비용이 급증하면서 인건비 절감 압력이 커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확보를 위한 자본지출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하고 있다. 메타는 올해 최대 1,350억달러 지출을 예고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이미 수십억달러 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익 회수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시장의 압박은 커지고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진 아텔섹 연구원은 “월가는 이제 결과를 요구하고 있다”며 “투자 대비 수익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내심이 빠르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 흐름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다. 올해 들어 오라클 주가는 약 25%, 마이크로소프트 21%, 메타 11%, 아마존 7% 각각 하락했다.
기업들은 팬데믹 기간 과도하게 늘린 조직을 재정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조직 단계를 축소하고 중복 인력을 줄이는 ‘슬림화 전략’이 병행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비용 절감이 장기적으로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감원된 인력이 외주 계약직 형태로 재고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트너는 “다수 기업이 반복적인 비용 절감을 시도하지만, 3년 이상 효과를 유지하는 경우는 10%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고용시장이 완전히 위축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채용업체 로버트 하프의 사라 아이디 지역 책임자는 “기업들은 채용을 멈춘 것이 아니라 기준을 높이고 있다”며 “머신러닝, 데이터 분석 등 핵심 기술 인력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결국 시애틀 테크 고용시장은 ‘감원과 채용이 동시에 진행되는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다만 AI 투자 경쟁이 지속되는 한 비용 압박 역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단기간 내 대규모 고용 회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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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KING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