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복무했는데 체포”…워싱턴주서 시민권 면접 갔다가 124일 구금

미군 복무 경력이 있는 영주권자가 시민권 취득 절차 중 체포돼 4개월 넘게 이민 구금시설에 수감됐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내 이민 정책과 군 복무자의 지위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주 레이시에 거주하는 자히드 초드리(45)는 지난해 여름 시민권 면접을 받으러 갔다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돼 124일 동안 구금됐다고 언론에 밝혔다.
초드리는 이후 노스웨스트 이민자 구금센터(Northwest ICE Processing Center)에 수감됐다. 그는 “124일이었다. 누가 세고 있겠느냐”며 웃으며 말했지만 “충격적이고 고통스러운 경험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파키스탄 출신인 그는 약 30년 전 미국으로 이주해 합법적 영주권자 신분으로 살아왔으며, 미 육군 복무 경력도 있다. 지난해에는 시민권 취득 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면접과 선서식만 남겨둔 상태였다.
그러나 2025년 8월 워싱턴주 터퀼라에 있는 국토안보부 사무소에서 면접을 받던 중 ICE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ICE 측은 초드리가 1990년대 초 호주에서의 범죄 전력을 일부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 조치했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금융 사기와 도난 물품 소지, 여권 위조 관련 혐의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초드리의 아내 멜리사 초드리는 남편이 당시 택시 운전사로 일하던 중 승객의 여권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사건에 연루됐으며, 당국이 압박 속에 유죄 합의를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군 복무가 자동으로 시민권이나 추방 면제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된다. 미 의회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군에는 4만 명 이상 비시민권자 군인이 복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미국 국토안보부 내부 지침 역시 군 복무만으로 이민 단속 대상에서 자동 제외되지는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단속 여부를 판단할 때 군 복무 경력은 고려 요소가 될 수 있으며, 특히 폭력 범죄 전력이 있는 경우 추방 우선 대상으로 분류된다.
초드리의 경우 문제 된 혐의는 폭력 범죄가 아닌 비폭력 범죄로 알려졌다.
참전용사 지원단체 ‘About Face: Veterans Against the War’의 활동가 에릭 아드는 초드리 사건이 비시민권자 참전용사들이 겪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도 석방되지 않은 참전용사들을 여러 명 확인했다”며 일부는 이미 추방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초드리는 약 18주간의 구금 끝에 2025년 12월 연방 판사의 결정으로 석방됐다. 법원은 그의 추방 명령이 현재 항소 절차 중인 만큼 구금이 부당했다며 석방을 명령했다.
현재 그는 가족과 다시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시민권 취득 절차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초드리는 “이 문제는 단지 개인의 시민권 문제가 아니라 군 복무가 실제로 얼마나 존중받는지에 대한 문제”라며 “헌법을 지키기 위해 싸웠고 지금도 그 원칙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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