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영장 없이도 주택 강제 진입 가능"...내부 메모 논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사법부 영장 없이도 추방 대상자의 주거지에 강제로 진입할 수 있다는 내부 지침을 마련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1일 내부 고발자 단체인 ‘휘슬블로어 에이드(Whistleblower Aid)’에 따르면 ICE는 최근 내부 메모를 통해 행정 영장만으로도 추방 명령이 확정된 이민자의 주거지에 진입해 체포할 수 있다는 법률 해석을 소속 요원들에게 전달했다.
문제의 메모는 토드 라이언스 ICE 직무대행이 지난 5월 12일 작성한 것으로, 두 명의 정부 관계자가 해당 내용을 휘슬블로어 단체에 공유했다. 메모에는 국토안보부(DHS) 법률자문실이 미 헌법과 이민법, 관련 규정상 행정 영장에 근거한 주거지 체포가 금지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라이언스 대행은 “국토안보부는 그동안 주거지 체포 시 행정 영장만을 사용해오지는 않았으나, 최근 법률 검토 결과 행정 영장에 의존하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된다고 판단했다”고 적었다.
행정 영장은 ICE나 국토안보부가 발부하는 문서로, 민사상 이민 단속을 목적으로 하지만 통상 사법부 영장과 달리 거주 공간에 대한 강제 진입 권한은 인정되지 않는다. 사법 영장은 연방 판사가 발부하며, 상당한 이유가 입증될 경우 특정 주거지에 대한 진입을 허용한다.
휘슬블로어 에이드는 ICE가 사법 영장이 아닌 ‘I-205 양식’에 근거해 거주자의 동의 없이, 필요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물리력을 사용해 주거지에 진입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메모는 ICE 내부에서 광범위하게 공유되지 않았으며, 일부 간부급 인사에게만 감독자 입회하에 열람된 뒤 회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리처드 블루먼솔 민주당 상원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인의 수정헌법 4조 보호를 무시하는 혐오스러운 정책”이라며 국토안보부에 투명한 해명을 요구했다. 그는 “정부 요원이 영장 없이 문을 부수고 집 안으로 들이닥칠 수 있다는 발상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토안보부는 해당 지침이 적법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트리샤 맥러플린 국토안보부 차관보는 “행정 영장이 발부된 모든 불법 체류자는 이민 판사의 최종 추방 명령을 거친 상태”라며 “영장 발부 과정에서도 상당한 이유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방대법원과 의회는 오랜 기간 이민 단속에서 행정 영장의 적법성을 인정해왔다”고 덧붙였다.
메모에는 요원들이 주거지에 진입하기 전 신분을 밝히고 문을 두드려야 한다는 조건도 명시돼 있다. 다만 응답이 없을 경우 ‘합리적인 수준’의 물리력을 사용해 진입할 수 있다고 적시돼 논란을 키우고 있다.
휘슬블로어 에이드는 “법 집행 경험이 부족한 신규 ICE 요원들까지 사법 영장 없이 주거지 진입을 지시받고 있다”며 인권 침해 우려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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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John Locher/Associated Pre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