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70개에 대기자 600명”…관세 충격에 흔들리는 시애틀 항만

시애틀 항만이 광범위한 관세 정책의 여파로 물동량 감소와 일자리 축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부 날에는 600명에 달하는 항만 노동자 대기 인원에 비해 실제 배정 가능한 일자리가 70개에 불과한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시애틀항에서 하역 노동자 배치를 담당하는 디스패처 사라 에시는 최근 새벽 근무를 앞두고 “전날 밤 입항 선박이 없어 오늘은 600명 가운데 70명만 일할 수 있다”며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시애틀 항만 노동자들은 아시아산 전자제품과 자동차 부품을 하역하고, 미국산 곡물과 수산물을 수출 선박에 싣는 역할을 맡고 있다. 경기 변동에는 익숙하지만, 국제항만노동조합(ILWU) 소속 노동자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불확실성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제조업 회귀를 위한 장기 전략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안정적인 블루칼라 일자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만 노동은 근속 연차에 따라 시급 약 40달러에서 최대 63달러까지 오르며, 최상위 등급(A급)은 주 40시간 임금과 연금, 의료 혜택이 보장된다. 그러나 입문 단계인 ‘캐주얼’ 노동자는 고용 보장이나 복지가 없다.
문제는 일 자체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시애틀·타코마 항만을 통과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2025년 11월까지 전년 대비 약 4% 감소했다. 올해 1분기 관세 인상 전 물량이 일시적으로 몰리며 감소폭이 축소됐지만, 8월 이후 월별 물동량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고, 연말 성수기도 사라졌다.
샘 조 시애틀항만위원은 “중국발 수입이 줄고, 미국 중서부 농산물 수출도 감소하면서 그 영향이 그대로 항만에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최상위 등급 노동자들조차 초과근무나 고임금 작업 기회를 잃고 있다. 반면, 하위 레벨의 노동자들에게는 “오늘은 일감이 없다”는 통보가 일상이 되고 있다. 7년 넘게 일해온 30대 노동자는 최근 3개월간 근무일이 단 7일에 그쳤다고 토로했다.
현장에서는 “지금은 매일이 실망의 연속”이라는 말이 공공연하다.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가 시애틀 항만 노동시장에 남긴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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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B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