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시애틀 소상공인 10명 중 9명 “빚에 허덕여”

시애틀 지역의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더 심각한 재정 압박에 직면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높은 운영비와 둔화된 소비가 맞물리며 다수의 사업체가 부채 증가, 비용 연체, 인력 감축 등으로 연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애틀 기반 소상공인 안내 플랫폼 ‘인텐셔널리스트(Intentionalist)’가 지난해 11~12월 온라인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67% 이상이 “2020~2021년 팬데믹 정점기보다 현재 재정적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답했다. 조사에는 시애틀을 포함한 워싱턴주 주요 도시의 소상공인 136곳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응답 업체 가운데 월 수입으로 고정비를 충당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12%에 불과했다. 상당수는 운영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대출에 의존하거나 세금·공과금 납부를 미루고 있으며, 일부는 인력 감축에 나선 상태다.
인텐셔널리스트의 로라 클라이스 대표는 “소상공인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위기 상태에 놓여 있다”며 “팬데믹 이후 상황이 개선됐다는 인식과 달리, 현장에서는 재정적 불안이 구조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팬데믹 기간에는 연방 정부의 급여보호프로그램(PPP) 등 저금리·탕감 대출이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지원 종료 이후에는 고물가와 회복이 더딘 소비 여건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관세와 임대료, 보험료,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치며 수익성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시애틀과 인근 지역에서 카페와 로스터리를 운영하는 일부 사업체는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전반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지만, 소비자 저항으로 추가 인상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말 일부 관세가 철회됐지만, 이미 부담한 비용은 되돌릴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수요 부진도 심각하다. 전통적으로 비수기로 꼽히는 1월이지만, 올해 들어서는 유동 인구와 매출이 전년보다 더 줄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차이나타운 인터내셔널 디스트릭트와 웨스트 시애틀 등 주요 상권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워싱턴대(UW) 산하 중소기업 컨설팅센터의 마이클 버초트 소장은 “임대료, 연료비, 식자재 비용은 빠르게 오르는데 중·저소득층 소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 괴리가 소상공인을 가장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과 달리 소상공인은 비용 상승을 분산시킬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구조적 취약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건축·영업 인허가 비용 완화, 저리 운전자금 확대, 세제 지원, 공공·대기업의 지역 상권 소비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설문 응답자 다수는 특히 임대료 안정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일부 업주들은 현 구조가 유지될 경우 몇 년 내 오프라인 매장 운영 자체가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클라이스 대표는 “많은 사업체가 회복하지 못한 채 버티고 있을 뿐”이라며 “지금 상황을 방치할 경우 지역 상권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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