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영주권자 시민권 인터뷰 무더기 취소...트럼프 행정부 정책 영향

시애틀 지역에서 최근 수십 명의 영주권자가 예정된 시민권 인터뷰가 취소되는 사례가 발생해 지역 사회가 혼란에 빠졌다. 일부 신청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정한 ‘고위험 국가’ 출신이 아니지만 인터뷰가 일방적으로 연기됐다.
시애틀 지역 이민 지원단체와 변호사들에 따르면, 인터뷰 취소는 11월 발생한 아프간 출신의 민간인 국방부 관련 사건 이후 강화된 연방 이민 정책과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고위험 국가’ 출신 이민자에 대한 심사 강화와 신청 중단 정책을 발표했지만, 최근 취소 사례는 여행 제한 대상 국가를 넘어 광범위하게 적용됐다.
시애틀시 이민·난민 지원국(OIRA)은 지역 10개 커뮤니티 단체와 협력해 시민권 신청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2월 초 이후, 이들 단체는 80건이 넘는 인터뷰가 취소되는 등 시민권 인터뷰와 선서식 일정이 일방적으로 중단됐다고 전했다. 연말 이전 예약된 1월 17일까지의 인터뷰도 대부분 취소되며, 모든 국적 신청자에게 영향을 미쳤다.
아시안 상담 및 소개 서비스(ACRS) 관계자는 “지난 화요일 기준, 55명의 시민권 인터뷰가 취소됐으며, 이 중 49명은 트럼프 행정부 여행 금지 대상 국가가 아닌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에콰도르, 멕시코, 사모아 출신”이라고 밝혔다. 담당자인 알렉산드라 올린스는 “공식적인 이유 없이 인터뷰가 취소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신청자들에게 무엇을 안내해야 할지 몰라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미국 시민권·이민 서비스(USCIS) 대변인은 인터뷰 취소와 관련해 “전국 사무소의 업무 균형을 맞추기 위한 상식적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매튜 트래거서 대변인은 성명에서 “바이든 행정부 시절 시민권 신청이 최우선으로 처리됐지만, 철저한 심사와 검증은 여전히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반면 OIRA 담당 하므디 모하메드는 “인터뷰 취소가 미국의 안전이나 행정 효율성을 높이지 않으며, 불필요한 공포와 혼란, 업무 지연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시민권 인터뷰는 합법적 영주권자가 미국 시민으로 귀화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 중 하나로, 인터뷰 중 신청자는 시민 교육 시험을 치르고 USCIS 담당자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이미 지문 수집과 연방수사국(FBI) 배경조사를 통과한 상태에서 진행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합법적 이민 절차 전반을 재검토하고, 미국 내 난민 심사 중단, 아프간 특별 이민 비자 중단, 19개국 출신 이민자 신청 중단 등 정책을 발표했다. 또한 시민권 신청자에 대한 ‘반미 성향’ 심사와 ‘선량한 도덕적 성격’ 기준을 강화하는 지침도 시행했다.
지역 단체들은 시민권 인터뷰 취소로 인해 많은 영주권자가 불안과 혼란을 겪고 있으며, 일부는 아예 신청 철회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린스는 “영주권자들은 오랜 기간 시험 준비와 영어 학습을 병행하며 시민권 인터뷰를 준비했지만, 이번 정책으로 계획이 완전히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애틀 소재 난민 여성 연합(RWAS)과 아시아계 이민자 지원 단체들도 취소 영향을 받고 있으며, 영주권자의 소송 제기 등 법적 대응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돼 대부분은 단순히 정책 재개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연방 통계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 워싱턴주에서 시민권을 취득한 사람은 약 2만3천500명이며, 시민권 취득 자격을 갖춘 영주권자는 약 19만 명으로 추정된다. 시애틀 지역 시민권 신청자들은 앞으로의 정책 방향과 인터뷰 재개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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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NBC 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