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결제'도 신용점수에 반영…미 소비자 신용평가에 큰 변화
미국에서 ‘지금 사고 나중에 결제(Buy Now, Pay Later·BNPL)’ 방식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같은 후불결제 이용 이력이 신용점수에 직접 반영된다.
신용평가회사 파이코(FICO)는 6월 24일 BNPL 데이터를 반영한 새로운 신용점수 모델 ‘FICO 스코어 10 BNPL’과 ‘FICO 스코어 10 T BNPL’을 발표했다. 이는 주요 신용평가사 중 처음으로 후불결제 정보를 정식으로 신용점수 산정에 포함한 것이다.
FICO는 새 모델 도입에 대해 "미국 내 BNPL 이용이 증가하는 현실을 반영해 신용평가 체계를 한 단계 진전시킨 것"이라며 "BNPL이 미국 신용 생태계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줄리 메이 FICO 기업간(B2B) 스코어 부문 부사장은 “후불결제는 소비자 재정생활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며 “이번 모델 확장은 특히 BNPL을 통해 첫 신용거래를 시작한 소비자들의 신용도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미국 내 주요 대형 대출기관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이며, FICO 측은 "BNPL 정보를 신용점수에 통합하는 것이 대출기관이 더 정확하고 책임감 있게 신용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모델은 소비자의 상환 행태를 보다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신용 준비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후불결제 서비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가 상승과 고금리, 학자금 상환 재개 등으로 가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인기를 끌었다. 애프터페이(Afterpay), 클라르나(Klarna), 어펌(Affirm), 페이팔(PayPal) 등의 BNPL 서비스는 일정 기간 무이자 또는 수수료 없이 결제를 분할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처음에는 고가의 전자제품이나 가전제품 구매에 주로 이용됐지만, 최근에는 생필품 구매에도 활용되고 있다. 렌딩트리(LendingTree)의 4월 보고서에 따르면 후불결제 이용자의 25%가 식료품 구매에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1년 전보다 1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다만 후불결제 서비스 중 일부는 특정 조건에서 이자가 부과되며, 결제 계좌에 잔고가 부족할 경우 연체료가 발생하는 등 위험 요소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FICO는 새로운 신용점수 모델을 통해 이러한 이용 행태까지 고려한 신용평가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소비자에게는 보다 포괄적인 신용기회가, 금융기관에는 신중하고 정교한 대출심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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