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연례 페스티벌 취소…이민 단속 우려에 주민 불안 고조
시애틀에서 매년 열리던 '두와미시 강 축제(Duwamish River Festival)'가 올해는 취소됐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우려로 주민들의 불안이 고조된 것이 원인이다.
‘두와미시 강 커뮤니티 연합(Duwamish River Community Coalition)’은 최근 성명을 통해 오는 8월 9일로 예정됐던 연례 축제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축제를 담당해온 마그달레나 앤젤-카노(27) 씨는 “ICE 단속에 노출될 수 있는 우리 커뮤니티 구성원들을 어떤 위험에도 노출시키고 싶지 않았다”며 “심지어 나처럼 시민권자도 피부색과 외모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시애틀 남부 사우스파크 지역에서 성장한 앤젤-카노 씨는 멕시코 출신 이민자 부모 밑에서 자랐으며, 현재는 커뮤니티 연합의 주민 참여 및 홍보 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사우스파크는 시애틀에서 라틴계와 이민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으로, 축제는 지역 사회 결속과 환경 정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의미 있는 행사로 자리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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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와미시 강은 지난 2001년 오염된 수퍼펀드(Superfund·유해 폐기물 처리 지역)로 지정된 후, 커뮤니티 연합은 2006년부터 주민들이 환경 회복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축제를 개최해왔다. 이 축제는 무료 음식과 음악 공연, 어린이 활동, 환경 교육 등이 어우러지는 지역의 대표적 행사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 앤젤-카노 씨는 시 특별행사 허가를 받기 위해 주민들에게 사전 고지를 하려고 문을 두드렸으나, 평소와 달리 문을 열지 않거나 서명을 꺼리는 주민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일부는 축제 현장에 이민 단속 요원이 출몰할 수 있다는 소문에 겁을 내기도 했다.
그는 “과거에는 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명백히 분위기가 달랐다”며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라틴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ICE 단속이 강화된 영향이 여기까지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역 경제 개발 프로젝트인 ‘온리 인 사우스파크’에서 일하는 로베르토 살라자르 씨도 “사우스파크에서 이토록 불안에 떠는 라틴계 이웃들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결국 축제 주최 측은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신중한 대응을 택했고, 축제를 취소한 대신 주민들을 소규모 그룹으로 나눠 두와미시 강과 연결하고 이민자들을 위한 자원도 별도로 제공할 계획이다.
연합 측은 SNS 성명을 통해 “가슴 아픈 결정이지만, 우리 이웃의 안전과 복지가 항상 최우선”이라며 “언젠가 다시 축제의 자리에서 연대와 강인함을 함께 나누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에 많은 주민들이 지지와 공감을 보냈다. ‘컬티베이트 사우스파크’의 크리스털 브라운 대표는 “축제 취소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지만, 최근 ICE 단속 뉴스는 너무 충격적이다. 사람들과 가족들이 실제로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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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Duwamish River Community Coal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