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 이민자 의료정보, 연방 이민당국에 무단 제공…당국 “분노와 배신감”
워싱턴주 보건국(HCA)이 관리하는 이민자 의료지원 프로그램 가입자의 민감한 개인 정보가 연방 이민 당국에 무단 제공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정부와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주 HCA는 최근 성명을 통해, 자산 기관이 연방 법률에 따라 메디케이드 가입자 데이터를 연방 질병관리청(CMS)에 제출했으며, 이 정보가 주의 동의 없이 국토안보부(DHS)로 전달됐다고 밝혔다.
문제의 정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지시에 따라 이민 단속 목적으로 넘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HCA는 “CMS가 이 정보를 다른 연방 기관, 특히 이민 단속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과 공유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고, 이를 검토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기회조차 없었다”고 강조하며, “이는 윤리적 기준을 심각히 위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번에 정보가 유출된 프로그램에는 외국인 응급의료 지원(Alien Emergency Medical), Apple Health 확장 프로그램, 시민권 전환 지원(Civil Transitions), 비시민 임산부 지원, 가족계획 메디케이드(Take Charge) 등이 포함된다. 해당 프로그램들은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이민자들의 체류 신분에 상관없이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해왔다.
워싱턴주 인권단체들과 이민자 단체들은 이 사안을 “신뢰의 파괴”로 규정하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워싱턴 ACLU의 보건정책 고문 사티 자파타-냐츠와야는 “이 정보가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공유된 것은 심각한 약속 위반이자 지역 주민에 대한 중대한 배신”이라며, “문서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이민자들이 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밥 퍼거슨 워싱턴주지사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워싱턴 주민들의 민감한 의료 정보를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고 용납할 수 없다”고 규탄하며, “우리는 주의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이민자 연대 네트워크(WAISN)의 카탈리나 벨라스케즈 사무총장 역시 “이번 정보 유출은 단지 이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워싱턴 주민들의 물리적 안전을 위협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하며, “주 정부가 해당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예산을 삭감하는 식의 대응은 오히려 더 큰 해악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HCA는 현재 이번 사안에 대해 법적 대응 가능성을 검토 중이며, 앞으로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한 투명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ACLU와 WAISN 등 시민단체들은 연방 및 주정부 차원의 책임 규명과 향후 대책, 피해자 보호를 위한 명확한 실행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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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H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