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레이크시티, '펜타닐 거리'로 전락…반복되는 노숙과 약물 문제에 주민들 고통
워싱턴주 시애틀의 레이크시티 지역이 심각한 펜타닐 중독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 당국이 수차례 불법 노숙촌을 철거했음에도 약물 중독자들이 다시 찾아오며, 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문제의 구간은 레이크시티 지역 33번가 북동쪽(Northeast 33rd Avenue)으로, 125번가에서 130번가 사이의 주택가 골목이다. 이 일대는 이민자와 난민, 저소득층 가구가 많이 거주하는 조용한 주택가지만, 최근 몇 년 새 거리에는 텐트와 개인 소지품이 널려 있고, 노숙자들이 대낮에도 펜타닐을 흡입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지역 언론 KOMO 뉴스는 최근 현장을 취재하며, 일부 노숙자들이 입에 빨대를 물고 손에 알루미늄 포일을 든 채 약물을 흡입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이는 펜타닐을 흡입하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한 주민 로빈 발라드는 “길거리에는 자주 포일 조각이 널려 있고, 이웃은 ‘펜타닐이 묻어 있을 수 있으니 절대 만지지 말라’고 경고했다”며 “지날 때마다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아미르 가디아니푸어는 “노숙자들이 인도를 모두 차지해서 휠체어를 타거나 보행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차도로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매우 위험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시의원 캐시 무어는 최근 지역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무어 의원은 “공공장소에서 마약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임에도, 재향군인을 위한 주택 '밸러 아파트'나 사회복지 시설 '갓스 리틀 에이커' 출입문 앞에서 펜타닐을 피우는 모습이 계속 보고된다”며 시급한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인근 노숙촌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총에 맞고 1명이 숨지는 사건도 벌어졌다. 주민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는 가운데, 무어 의원은 시 통합지원팀(Unified Care Team)과 협력해 해당 지역을 매주 순찰하고 있으며, 노숙자 재정착 및 약물 사용 억제를 위한 비사법적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어 의원은 “이 거리에서 펜타닐을 피우는 사람들 중 일부는 실제로 주거지가 있는 이들”이라며 “이들이 거리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현재의 거주지를 잃을 위험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적 처벌이 아닌 방식으로도 거리에서 머무는 것이 편하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며 “아이들 놀이터나 주택가에서 펜타닐을 흡입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당국은 이외에도 가로등 확충, 감시카메라 설치, 다양한 접촉 및 상담 방식 도입 등 종합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반복되는 노숙과 약물 문제에 시애틀 시민들의 피로감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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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KOM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