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칼럼

산후조리

작성자
안병엽
작성일
2015-04-14 17:30
조회
932

미국에서 태어나 성인이 되어 결혼하고 아기를 낳은 후 산후조리를 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음을 보고 이 글을 쓰게 되었다.

특히 시댁이나 친정의 부모님들이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효능을 잘 모르는 경우에는 더 심한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면서 안타까움을 느끼곤 한다.

필자의 며느리도 30대 중반에 이르러 아기를 갖게 되었는데 사는 곳이 너무 멀어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이런 저런 도움말만 주다가 임신 7개월 차에 피가 비쳐서 병원에 갔더니 검사결과 전치태반이라며 유산의 위험이 있으니 출산할 때까지 가급적 누워서 지내라는 권고를 받고 귀가하여 시아버지인 필자에게 전화로 알려왔다.

 

다행히 임신 5개월 차에 시애틀에 다니러 와서 진찰을 해두었기에 바로 한약을 만들어 출산할 때까지 복용하도록 하여 자연분만을 하였고, 분만이후에도 아내가 며느리의 산후조리를 맡아 돌보며 한약을 복용토록 하여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모체의 손상을 최대한 회복시켜 주었다.

 

딸은 며느리와는 달리 37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출산을 하게 되어선지 예정일을 열흘 이상 넘기며 걱정을

하던 중 진통이 와서 병원에 입원했는데 하루 24시간이 지나도록 아기가 나오질 않아 필자가 급히 비행기를 타고 딸이 있는 뉴욕으로 갔다. 침술치료로 아기를 빨리 낳도록 도울 계획이었는데 뉴욕에 도착하여 전화기를 켜니 딸의 음성메시지가 들어와 있었다. 들어보니 입원 36시간 만에 아기를 낳았다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출산의 고통을 잘 이겨낸 딸이었지만 산후에 출혈이 계속되어 그로 인한 수술도 받고 한약도 복용하여 회복시켰다. 한방과 양방의 합작으로 산모에게 최대의 유익을 안긴 하나의 사례이다.

 

산후조리는 출산을 한 모든 여성들에게 필요한 과정이다.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갓 태어난 아기들을 일컬어 핏덩이라고 하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텐데 그 말은 사실이다.

엄마는 자신의 모든 것을 자궁에 있는 아기에게 다 준다. 그래서 옛날에는 아기를 낳다가 죽는 경우가 많았기에 여성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아기를 낳는다고도 했었다. 지금이야 그런 경우는 거의 없지만 말이다. 그러나 출산을 한 산모들은 사실상 알맹이는 아기에게 다 주고 형태만 남는다고 하면 산후조리의 필요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가끔 할머님들의 옛날이야기를 듣는다.

우리 어머니는 밭에서 일하다가 나를 낳았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평생을 건강하게 잘 살았어요

십남매를 낳아 잘 키워내었어요

 

맞다.

옛날의 어머님들 중에는 밭에서 일하다가 아기를 낳은 경우도 많다.

밭일뿐인가.

그 분들의 대부분은 어릴 때부터 밭일도 하고 집안의 여러 가지 일도 하며 자녀들도 양육하는 등 지금의 젊은 여성들과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체력적으로 전혀 다른 슈퍼우먼이었다.

 

아주 쉽고 간단하게 말하자면 산모는 아기를 낳고 나면 아기가 가지고 나간 만큼 보충해줘야 한다.

당장 체력이 부족하다.

빨리 회복하여 육아도 해야 하고 살림도 해야 하며 직장에도 나가야 한다면 서양 사람들에게는 없는 산후조리가 필요하다.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미역국을 먹는 것도 최소한의 방법이긴 하다.

한약은 임신이 안 되는 분이나 임신하여 입덧이 심한 분(입덧이 심하면 산모의 영양상태가 좋지 않게 되어 결국 태아에게 좋은 영양을 주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출산 전후의 필요에 맞게 복용하여 유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당연히 모유 수유 중이나 모유가 부족한 경우에도 복용할 수 있고, 소위 젖몸살을 할 때도 복용할 수 있다. 기력이 없고 피곤한 증상도 단기간에 회복된다.

 

요즘은 대략 6주 내지 8주 정도를 가장 적합한 산후조리의 기간으로 보고 있으나, 기혈의 개인 차이와 주어진 상황에 따라 기간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한약은 엄마에게도 좋고 아기에게도 좋은 그런 한약을 처방하여 복용하게 된다.

 

산후조리가 부족하여 생길 수 있는 질환은 요통을 비롯하여 관절염이나 부종, 갱년기 증후군이 일찍 오는 등등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것도 알아두자.


참고로,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세월이 좀 흘렀어도 몸의 기능회복을 원한다면 한방치료로 가능하며, 유산을 했어도 산후조리에 준한 한방치료를 받으면 유산으로 인한 손상이 회복된다. 사실은 정상적으로 출산을 한 것보다 유산을 한 여성이 더 산후조리를 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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