士 자의 추억
꼭 시애틀 얘기는 아니지만
한국에서의 버릇대로
끝에 "사"자 붙이는 것 좋아하고, 그 명칭으로 남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려 주려 노력하는 분들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가 한국에 살때는
통/번역사 라는 도우미의 필요가 아예 없었지만
어쩌다가 훈민정음 대신 알파벳으로 사는일을 꾸리려니.. 머리에 원형탈모가 생기기도 하는 미국생활에서
"나 공인된 "통/번역사야" 하고 누가 말하면... 우왕~ 하면서 그 사람을 다시 보게 되는 재미있는 현상이 이루어 지는 것 같더군요.
워싱턴주에는
크게 두 종류의 통/번역사 가 있습니다. (뭐 일단 근사하게 "사" 자는 붙이기로 하지요)
1. 사회보장국(DSHS)이 허가한 통/번역사입니다
메디컬, 소셜서비스, 외국어번역 의 세 종류이며,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메디컬과 소셜 분야의 경우는 필기시험(객관식 찍기 시험 ㅋㅋ)과 대충 생활영어 정도의 오랄테스트를 통과해야 하지만, 번역의 경우는 아예 필기시험만 필요합니다.
LIST (Language Testing and Certification Program) 이라는 셀프페이스 독학 프로그램으로 공부하고 시험만 붙으면 인증서를 받습니다. 응시자격은 그야말로 "아무나 오게" 이며 정부가 제한 하는 결격사유는 따로 없습니다.
2. 주정부가 인정하는 법정 통/번역사(Court Interpreter) 입니다.
주정부의 법정시스템 사무실이 주관하는 시험에서 필기는 80점 이상의 득점, 오랄테스트는 각 과목 70점 이상의 득점을 꼭 해야 합니다.
주의 신원조회를 통과해야 하고 별도의 지문채취가 필요하며 합격 후 법정 선서를 하게됩니다.
주정부가 요구하는 교육을 계속 받아야 하며, 매 2년만다 라이선스를 갱신하고 사진이 붙은 공인 법정 아이디 태그를 착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미국생활을 좀 하신 분들이야 그 차이를 당근 아시겠지만,
통/번역사의 개념에 대한 경험이 없는 초기 이주자나 이주 예정자 분들이 그만 "사"에 현혹되어 법에 관계된 일을 그르치는 일이 없으시라 함 낙서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