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주기 집회를 앞두고
한국은 어느새 참사가 일어난 바로 그 날이겠군요. 뉴스를 처음 접했던 그날, 아이들을 구했다고 해서 안심했다가 나중에 올라오는 뉴스들을 보며 경악했던 그 기억이 다시 생생합니다. 그리고 세월호 이전의 한국과 세월호 이후의 한국은 어떤 의미로든 달라졌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해 아무것도 나아진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월호는 한국에서 일어난 사건이었지만, 그것은 해외에 사는 동포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저 자기 삶에만 충실하던 평범한 동포들이 투사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에 사는 역시 평범한 동포 다섯 명이 굳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길 하겠다며 미주동포설록이라는 팟캐스트 방송을 만든 이유의 뿌리에도 세월호가 있었습니다.
그저 한 집안의 주부였던 이가, 근야 여행이 좋아서 영어를 배우고, 그게 기회가 되어 결국 뉴욕에서 영어교사를 하던 이가, 거리로 나와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게 된 것은 분노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측은지심.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마음, 물에 빠져 돌아오지 못하는 가족들을 기다리는 그 안타까움들에 인간으로서 함께 공감했던 것 뿐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 분노와 안타까움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어도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길거리에서 진상을 밝혀달라고 호소하는 유가족들의 마음, 그리고 먼 이역에서 거리에 나서겠다는 우리의 마음은 같습니다. 해외에 살고 있는 동포들이 나서게 된 것은 이 변하지 않은 대한민국을 어떻게든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출입니다. 세월호 유족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인간적 존중을 받도록 하고, 아픔을 함께 하자는 호소입니다.
미주동포 설록 7회에서는 오는 18일 미주를 비롯한 해외 각지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집회를 주최하고 있는 동포들을 만나, 이 분들에게 왜 굳이 이런 행사를 조직하고 동참하게 됐는지를 여쭤 봤습니다.
세월호 문제는 정부라는 것의 존재 이유를 묻는 사건임과 동시에, 국가가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라진 생명들에 대해 안타까워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사고에 대한 책임을 준엄하게 한국 사회에 묻는 사건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답할 의무는 당연히 한국 정부에 있지만, 우리 각자에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우리는 그 대답을 하려고 합니다. 그 대답을 모두로부터 듣기 위해, 우리는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방송을 한 번 들어 주세요.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됩니다.
http://ncmrkim.podomatic.com/entry/2015-04-12T18_41_18-07_0